무화과 삽목을 연초에 주문하고 4월 말 수령했습니다.
나중에 대량 식재도 해볼 셈으로 이번 해는 삽목 실험을 위해 소량으로 주문해보았습니다.
해남 '행복한 무화과 농장' 에서 주문을 했는데 역시가 역시,
삽목된 나무 자체가 손가락부터 두꺼웠는데
얇게 시도했던 것들은 빌빌빌 했던 과거 삽목과 달리 미친듯한 성장을 보여줍니다.
너무 어리거나 노화된 나무로 삽목하지 않고 적당한 연령기로
건강한 나무로 삽목해야 결과물이 좋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어찌 이리 자연섭리는 정직하기도 한지
싼거 찾다가는 좋은 품종을 못 산다는 진리를 또 하나 배웁니다.
유럽이나 로마/그리스, 지중해 쪽에서는 말려서 부식으로 먹었다고 하는
스미루나형은 우리가 흔히 보는 말린 무화과 종으로
식물에 관심 없을 때는 그저 무화과를 심어서
결실이 커지기 전에 따서 밀린 건줄 알았는데
아예 출발 자체가 다른 품종입니다.
그러나 수분(물이 아니고 수정을 위해 꽃에 자극을 주는 행동) 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후 일손이 많이 들 것 같아 일단 제외
홍무화과는 국내 재배 무화과의 70%를 차지, 일본에서 온 승정도후인
청무화과는 크기가 30% 작고 수확은 늦지만 당도가 40% 더 높다
무화과는 품종이 상당히 많은데 시중에서 가장 많이 소화되는 품종이 홍무화과, 청무화과 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품종 두가지로 제 양육 패턴과 합을 맞추기 위해서
승정도후인(승정도우핀) 3주, 바나네 3주를 주문했습니다.
연구보고서를 보니 두 품종 사이에 수확량 차이가 꽤 있어
대량 식재를 할 때는 매출의 극적인 결과로 돌아오기에
품종 선택을 신중히 해야할 것 같습니다.
이 실험이 성공하면 더 다품종을 취급해보도록 할 예정입니다.
품종 차이도 있지만 연구결과에서 특정 품종이 상품성이 좋다고 해도
식물도 양육자와 합이 잘 안 맞으면 최고의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던 체험담에 기인합니다.
합이 잘맞으면 연구 통계의 최고 결과를 달성합니다.
승정도후인 삽목 두께가 장난 아니였습니다.
배송 시간 사이 목이 말랐을 까봐 물을 흠벅 줬는데
지금은 물먹는 하마, 아니 괴물이 되어 있습니다.
베란다에서 무화과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변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주객전도
바나네도 두꺼웠지만 승정도후인이 3~4년 목이라면
바나네는 1~2년 정도, 아니면 상위가지 같습니다.
단순히 품종에 따른 생육 속도가 다른건지 묘목 햇수 차이일지 관찰을 해보도록 합니다.
바나네는 초기 방제에 실패해서 인지 오자마자 6주 모두 과산화수소 희석물로 다 뿌려줬는데
1주가 1주일도 안 돼서 갑자기 빌빌빌 하다가 죽어버렸습니다.
연구해야할 퀘스트가 1개 생성되었습니다.
아보카도에 비해서는 그래도 나은 편인 것 같지만
도시 아파트에서는 이 물먹는 하마 성장속도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보고서에서는 '강수량이 적고 온화한 환경을 좋아하며
건조나 침수에 약한 편이다' 고 하던데 입크기가 커질수록 먹는 속도가 난감합니다.
가끔 이 하마한테
"이렇게 주는 대로 먹고 크면 시골로 보내버린다!!" 협박도 해보지만
깔끔히 무시하고 열심히 먹고는 거실 한칸을 다 차지해버렸습니다.
성장하는 속도가 꽤 빨라 덕분에 키우는 성취가 빠른 편입니다.
적응기간 뒤에 가지도 정리해주고 화분갈이를 하려고 했는데
이미 주객전도를 시전한 이 하마들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벌써 화분을 갈이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알카리성 토양을 좋아하고 산도 pH 7.0~7.5 범위라고 하니 무난하게 기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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