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다 지나도록 나머지 씨앗 5개는 싹이 나지 않았습니다.
어지간하면 싹이 다 나고 관리 실수로 죽는 경우는 있어도 비닐 팩 안에서부터 죽을 줄이야.
역대로 다년간 망고와 아보카도 생육일지 다 통틀어 망한 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일찍이 싹튼 1주는 꿋꿋이 자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마 사이에 피해를 보았습니다.
성장점이 썩어버렸습니다.
실내가 습해지기만 하고 일조량도 조명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혹시나 했는데 여지없이 과습피해가 왔습니다.
바로 밖으로 내줬습니다.
그러니 또 금세 건조해지면서 다육식물 식물에서 잘 끼는 깍지벌레가 따라왔습니다.
거실 쪽 베란다 쪽은 바람도 잘 불고 일조량이 좋기 때문에
내놓은 무화과는 무탈하게 자라서 물만 신경 써주면 되었습니다.
그러나 방 쪽에 꺼내둔 망고는 해가 덜 들어서 안심했다가
바람이 적게 분다는 걸 깍지 때문에 알게 됐습니다.
같이 꺼내놓은 미나리는 그렇게 잘 자라는 모양새입니다.
똑같은 환경에서도 식물의 습성에 따라 생육이 다릅니다.
빠르게 목축액 성분이 있는 약을 칙칙 뿌려 잡았습니다.
식물이 진짜 거의 꺾꺾 죽어가는 게 아니라면 식물의 자생력에 기대어 강한 농약제를 잘 쓰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서 식물들이 상품성이 뛰어나게 예쁘진 않지만 잘 죽진 않습니다.
위는 깍지벌레가 생긴 것입니다. 통풍이 잘 안되는 곳에서 주로 생기는 벌레 중 하나입니다.
내 식물에 이런 애들이 생긴다면 환기에 신경 써야 합니다.
전염성도 꽤 있고 다른 화분에 옮길 수도 있으니 화분이 많은 곳에서는 전체 방역을 해야합니다.
잎 뒤에나 줄기 사이, 여린 잎 주변에 기생해서 약이 잘 닿지 않기도 해서 꼼꼼하게 체크하는 게 중요합니다.
한 마리라도 남으면 또 생깁니다.
마트나 꽃집에서 파는 '깍지싹' 같은 희석액도 괜찮고
대유에서 나오는 '충사탄' 도 괜찮습니다. 대신 충사탄은 원액이라 반드시 희석해야 합니다.
가격은 비슷해도 희석 차이가 있습니다. 편의성인가, 많은 양이 필요한가에 따라 선택하여 써야 합니다.
밖에서 키우는 식물과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우는 식물들이 가장 큰 차이는 '과습 피해' 입니다.
아파트 환경은 폐쇄되어 있는 장소라서 사람이 인위적으로 환경을 신경 써주지 않는다면 상당히 민감한 환경이 됩니다.
반대로 벌레나 조류의 피해가 없기 때문에 온실 효과도 톡톡히 볼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집에서 식물 키우는 분이 어려워하는 게 과습입니다.
자연스러운 환기가 되지 않는 실내는 증산량이 매우 낮아집니다.
잎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호흡을 해야하지만 이 활동이 부족하면 물을 상당히 적게 먹습니다.
그만큼 성장도 더디게 되고요.
그러면 초보자 식집사는 잘 자라라고 물을 많이 주게 되고,
잎이 펴지면 또 시들시들하다고 생각해서 물을 계속 주면서 죽어버리는 과정을 거칩니다.
"며칠 만에 물을 줘야 해?"
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지만 가장 어렵습니다.
각 가정 환경이 다르고 식물의 종류도 다르며
화분 크기, 종류, 더 크게는 식집사의 생활 패턴 특성까지 해서 변수가 다양합니다.
이에 따라 물을 주는 방법도 다릅니다.
그렇다고 그 한마디에
"너희 집을 관찰하러 가야겠다!" 할 수도 없고요.
사진을 참고하셔서 장마철 이런 모습이 내 식물에도 보인다면
더 물을 주는 게 아니라 적절하게 말리고
환기와 더불어 해가 잘 들어서 잎의 활동을 원활하게 해줄 수 있는 곳으로 조성해야 합니다.
비가 많이 온 다음 마르는 반복되는 과정에서 흙이 뭉쳐지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럴 때 뿌리가 과도하게 힘을 받아서 물을 흡수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자연에서는 과습이오면 지렁이가 밖으로 튀어나옵니다.
자연스럽게 땅을 솎아주면서 공기가 통하게 하고 과한 습도를 막아주는데
화분에서는 이 활동이 없으니 사람이 또 수고를 해줘야 합니다.
그때 필요한 이 녀석, 실링칼 통칭 랩칼이라고 하는 도구만 있으면 됩니다.
배달 음식 먹고 쓰지 못한 젓가락이나 이런 랩칼을 화분마다 꽂아두면 흙 뒤집기에 매우 편리합니다.
그리고 열심히 뒤적이다가 역시나 자연은 새옹지마,
지난 멀칭으로 벌레가 많이 껴서 고생했는데
왕겨가 과습을 막고 날 더울 때 수분을 잡아주는 등 효과가 있었습니다.
고인 화분의 물을 비우면서 흙 속에 비료 끼도 없어졌을 것이고
비가 멈추고 바싹하게 말린 다음, 며칠 지나서
달걀껍데기로 만든 칼슘 액비를 희석해서 만들 물로 수분을 채워줬습니다. 새잎 뾰로롱!
나중에 칼슘 액비 제조법도 작성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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